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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칼럼

  [삶과 인드라망] 탈핵바람이 불어오다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7-08-04 10:01     조회 : 512    

탈핵바람이 불어오다

아름다운 지구별이 심각한 위기에 처할 가장 큰 위험으로 ‘기후변화’와 ‘핵’을 이야기한다. 2012년도 인드라망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특별사업에 참여하며, 핵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핵 위험에 대해 알리는 활동을 시작하였다. 2014년 제2기 11차 정기총회에서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새로운 문명에 대한 성찰을 이루는 방편으로 ‘핵 없는 한반도를 염원하는 기도’를 1000일 동안 결의하였고, 2016년 겨울 1000일간의 기도를 마치고 내 삶 속으로 이 운동을 가져가는 서원을 저마다의 가슴에 새겼다.

우리 사회가 생명위기의 시대에 진입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핵발전이 기후변화와 미래사회의 대안이 될 수 없음도 드러난 인과관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 방사성 물질이 방출되며 불러올 예측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위험과 재앙은 지난 4차례의 원전사고, 특히 이웃한 나라인 일본에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통해 경험한 바가 크다. 누출된 방사능이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예측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바로 이런 부분이 어떤 사고보다 핵발전소 사고를 두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사고가 난 이후의 수습이 아닌, 사고 발생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지혜로운 생각과 움직임 하나하나가 절실한 때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 선언
2017년 6월 19일 0시. 우리나라에서 처음 생긴 원자로,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에 들어갔다. 첫 가동을 시작한 지 40년 만이라고 한다. 이날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가리켜 ‘탈핵 국가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이라고 하였다. ‘탈원전’은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기도 하였다.

핵발전 중심에서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통령 직속 위원회로 승격, 준비 중인 신규원전 건설계획 전면 백지화, 원전 설계수명연장 금지, 월성1호기 가급적 빨리 폐쇄, 건설 중인 신고리 5, 6호기 사회적 합의 도출, 원전 안전기준 대폭 강화, 원전 운영의 투명성 대폭 강화, 탈핵 로드맵 빠른 시일 내 마련 등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선언은, 탈핵 에너지 전환의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이라고 보인다. 그동안 사회 곳곳에서 탈핵을 목 놓아 이야기했던 순간과 사람들, 그들이 흘린 눈물이 함께 떠오른다. 이런 탈원전 행보는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향해 내디딘 첫걸음으로, 이제 우리가 모두 함께 꾸는 꿈이 되고 있다.

선언은 안전하게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여러 기준에서 원전 밀집도가 아주 높다. 사고가 났을 때 피해를 더 많이 입을 수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먼저 고리(부산/울산), 월성(경주), 한울(울진), 한빛(영광) 이렇게 4군데 원자력발전소에 모두 24기의 원자로가 가동되고 있다. 전체 원자력발전소 단지 반경 30킬로미터 안에 광역자치단체 9개와 기초자치단체 28개가 밀집해 있다. 원전 밀집도 세계 1위라는 뜻이다. 미국보다 20배, 러시아보다 100배 높은 밀집도이다. 부지별(발전소별) 원전 밀집도 또한 세계 1위이다. 전 세계에는 450개 원전이 188개 부지에 있다. 단지당 원전이 2.4개가 있는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는 4군데 발전소 단지가 ‘초대형’원전 단지라는 것을 뜻한다. 원전 주변 인구수도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고리 원전을 중심으로 둘레 30킬로미터 안에 인구수는 380만 명이다. 사람만 많은 게 아니고 주요 경제 시설들이 모여 있기까지 하다.
고리 1호기를 영구 정지시킨 뒤에는 원자로를 해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해체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연히 비용도 많이 든다. 8천억-1조 원을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는 들어 있지 않다. 방사성 폐기물을 지구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하는 기술이 아직 없으니 이 비용도 만만치 않다. 결국, 원자력발전소가 ‘값싼 에너지’가 아니라 ‘비싼 에너지’인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 선언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까?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를 지켜본 국민의 정서로는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소 유지를 통해 생계 등 권력과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들의 저항과 반대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를 계기로 경제신문 등은 전기요금 폭등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한수원은 경제지 등에 홍보비 명목으로 광고를 주고, 경제지 등은 한국원자력학회 등의 자료나 주장을 근거로 기사를 쓴다. 뿐만 아니라 한수원 노조, 원자력학과 등이 있는 대학의 교수 등도 생존이 달린 일이기에 탈핵에 반대 입장일 수밖에 없다. 사실 전기요금 폭등 주장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 고리 1호기가 생산한 전기는 2016년 전체 발전량의 0.85%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 전기 수요가 가장 높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전력 설비 20%는 가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찬반 힘겨루기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이후 진행 중인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도록 했다. 나아가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를 석 달 동안 운영하기로 하였다.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 여부 등을 중립적인 시민배심원들이 결정하도록 한 셈이다. 대통령의 탈핵(탈원전) 선언으로 원전 찬반 대립이 심화하여 가는 상황에서 적절한 조치라고 볼 수 있다. 어느 한쪽 처지에서는 양에 차지 않고 모자람이 많아 보이겠지만, 갈등하고 대립하며 싸우느라 대안이나 방향을 찾지도 못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본다. 당장의 건설 중단보다는 탈핵이라는 큰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지나친 갈등과 대립보다는 설득하고 유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원자력 분야는 정부의 지원 아래 거대한 세력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원자력발전소, 정부 관료, 대학, 연구소, 언론, 재벌 등 폭넓게 퍼져 있다. 이들을 에너지전환이라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현명한 대안이 필요하다. 관련 업계나 학계는 폐로 기술이나 사용 후 핵연료 처분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기울여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대안을 함께 찾아야 할 것이다. 이런 공론의 장을 만드는 출발이 ‘공론위원회’가 되기를 바란다.

민중가수 우창수 선생은 ‘아이들에게 생명을’이라는 노래에서 탈핵과 생명존중에 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하지만, 진실한 문장으로 들려준다.

핵을 반대합니다  핵을 반대합니다  핵을 반대 합니다  아이들에게 생명을
하늘을 사랑합니다  땅을 사랑합니다  풀꽃을 사랑합니다  나무들에게 생명을
반딧불이를 구해주세요  고니를 구해주세요  펭귄을 구해주세요  북극곰에게 생명을
당신의 힘을 주세요  모두의 힘을 주세요  마음을 다해 주세요  지구별에게 생명을

새 정부가 들어서고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에 불어오는 탈핵바람이 무더운 여름철 불어오는 하늬바람만큼 상쾌하게 대한민국을 물들이기 바란다.

 

글_소식지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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