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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과 인드라망] 한반도의 진정한 봄을 위하여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8-04-02 12:17     조회 : 388    

한반도의 진정한 봄을 위하여

우리는 긴 겨울을 보냈다. 조선이 망하고 일제의 식민지가 되었고, 2차 대전에서 일제가 패망하고 찾아온 해방이지만, 분단과 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휴전선이라는 경계 속에서 민족의 동질성보다 국가의 이질성이 심화하는 70여 년의 세월을 보냈다. 한국은 그런 가운데서도 국내 총생산 규모(GDP)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 대국이 되었고, 제도의 민주화도 상당한 수준으로 이루었다.

이런 놀라운 성과에도 양극화가 심해져 새로운 신분 사회를 연상케 하며, 행복이나 안전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아주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도적인 민주주의는 진척되었지만, 그것을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의식과 괴리 때문에 갈등과 대립을 민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의 문턱에서 심각한 함정에 빠진 것이다. 아직 진정한 봄은 오지 않았는데, 요즘 봄소식이 들린다.
 
그 소식은 오래전에 해결되었어야 할 ‘휴전(休戰)을 종전(終戰)으로 마무리 짓는 일’이 핵전쟁 위기까지 간 막바지에 이르러서 그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뇌관이 있다. 우선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암초들을 제거해야 한다. 그 가운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은 남북이 ‘우리 민족끼리’나 ‘통일’ 같은 대결과 갈등의 원인으로 되는 구호들에서 벗어나, 남북 수교·북미 수교·북일 수교를 통해 북한의 국가안전 보장(체제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지만, 그 체제는 외부가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부가 결정하는 것)을 하고 북의 비핵화를 끌어내는 일이다. 아마도 북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으로 결판이 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남북은 동족 간의 협력을 바탕으로 세계와 함께 두 국가로 평화·공존하면 된다.

남북 간의 평화 공존이 국제적인 보장 속에서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은 제대로 된 시작일 뿐이다. 남과 북은 각각의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외부적 환경 만들기보다 더 어려운 내부적 개혁을 성공시켜야 한다. 북은 개혁 개방과 왕조 체제에서 정상국가로 연착륙할 수 있느냐가 과제이고, 남은 지금 빠져 있는 함정을 벗어나 안정된 새로운 유형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것이 과제다. 물론 남북이 동족으로서 협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각각의 과제는 기본적으로 자기 몫이다. 북(北)의 개혁이 성공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스스로에 달려 있다. 따라서 언급을 피한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투 트랙(두 바퀴)을 공개적으로 제안해 왔다. 하나는 ‘남북 두 국가의 평화공존’이고,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의 보혁 연합(합작)을 통한 선진국 진입’이다. 이 둘은 유기적으로 연관된 두 바퀴이다.

보혁 연합은 지금의 함정을 벗어나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한 불가피한 과정으로 보고 있다. 세계 10위권에 오른 경제의 총체적 생산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양극화·이중화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현상적으로 보면 ‘기업 중심주의’와 ‘사람 중심주의’가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게 되어서는 미래가 어둡다.

우리 경제는 부존자원의 성격상 교역 국가의 위상을 유지 강화하는 것, 즉 수출 주도형이 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지금까지 대기업이 견인했고(물론 많은 부작용이 내포되어 있었지만) 앞으로도 대기업의 혁신 동력이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점차 견실한 중소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겠지만, 그렇다고 중소기업 중심으로는 가기 힘들 것이다.

양극화 해소는 자본-노동의 틀로 보아서는 해결이 어렵게 변화되었다. 1% 대 99%의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그동안 10% 대 90%의 문제가 심각하게 되었다. 즉, 노동의 양극화 해소가 전체적인 양극화 해소에 중요한 과제로 되고 있다. 구체적인 이야기는 전문가에게 맡긴다.

내가 제안하는 연합은 양극단 세력의 연합이 아니다. ‘건강한’ 보수와 진보가 중심 무대로 나오면 양극단은 쇠퇴해서 주변부로 가게 되어 있다. 현실을 볼 때 보수와 진보의 정체성조차 애매한 정당 대 정당의 연합은 어려워 보인다. 그것은 당리당략에 따라 합종연횡하는 권력 쟁취의 과정으로 그치기 쉽다. 그래서 나는 당내 연합(사람과 노선의 합작)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보수 정당과 진보 정당이 형성되는 방향으로 변해 가는 것이 좀 더 현실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새로운 보수 정당은 기업의 역동성을 살리는 데 역점을 두지만,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시장(市場)의 선진화를 추구하는 정당이다. 새로운 진보정당은 양극화 해소에 역점을 두지만, 먼저 노동의 양극화 해소를 견인할 수 있는 권위를 획득하고, 이를 기초로 시장의 인간화를 추구하는 정당이다. 이 두 그룹(정당이라고 표현하지 않는 것은 다당제로 되어 보수연합이나 진보연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 경쟁·보완하는 정치, 교대로 집권해도 나라의 큰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는 상태로 발전하는 정치가 아마도 현실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연합(합작)’이 아닐까 한다.

하나 더 보탠다면 의식과 생활양식의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는 제3의 영역을 그려볼 수 있다. 녹색·협동·사회적 경제·마을 운동들을 토대로 한 정치세력이다. 새로운 문명 추구가 그 핵심 목표가 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한 대한민국의 모습은 ‘새로운 문명의 선진 복지국가’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한반도의 미래가 아닐까? 우리 내부에 발생하는 고기압의 모습이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를 적극적으로 견인하는 동력이다.

정말 어렵사리 다가오는 봄을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맞이했으면 한다. 한반도 내부에 진정한 고기압이 발생할 수 있는가?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지혜와 힘을 모아 오랜 역사를 바꿀 만한 동력을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나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와 같은 지배적인 힘에 의한 평화를 넘어서 새로운 세계 평화의 질서를 선도하는 위대한 꿈을 꾸어볼 수 없을까! ‘팍스 코리아나(Pax Koreana)’의 꿈을!

 

글_ 이남곡 인문운동가·연찬문화연구소 이사장
자기변혁과 세계변혁이 둘이 아닌 하나로 되는 것을 구현하기 위해 한 발자국이라도 더 다가가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인문운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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