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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모임과 7월 '시' 모임 알림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7-07-03 11:08     조회 : 169    
  트랙백 주소 : http://www.indramang.org/bbs/tb.php/indramang_notice/3214
6월의 마지막 주 시모임에서는 ‘여행’을 주제로 한 시를 나누었습니다. 늘 함께하는 이들 있어 좋고, 오랜만에 함께 하는 이가 있어 더 즐거웠던 여름밤. 익숙한 것으로 부터의벗어남, 내면과 만나는 길,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 등의 시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이야기를 나눈 날이었지만, 마음에 남았던 대화는 여행의 시작, 그 뿌리에는 침략과 전쟁, 과시와 소유라는 모습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류의 범주에 벗어난 지역을 돌아보며 우리가 지나온 역사적 흐름, 과정을 만나기도 하고, 주류의 범주에 속한 지역을 돌아보며 동경, 우리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마음을 품고 오기도 합니다. 새삼 어디에 머무르고, 머무는 곳 어떠한 마음으로 관계 맺음을 하고 돌아왔는지, 작은 생각에 빠진 밤이기도 하였네요.

만남을 한 여러 시편 중, 한여름에 만난 한겨울의 시 한계령을 듣고 또 읽어 보며, 눈 내리는 하얀 풍경을 그려볼 수 있음에, ‘인생과 사랑에는 한계가 없다’라는 이야기를 배울 수 있음에 좋았습니다. 그런 나날, 늘 함께하기를 바라며, 7월 모임 안내와 나누었던 시 남기고 갑니다. (25일 늦은 7시, “밤, 여름밤”을 주제로 이야기 나눕니다.)


-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
여행
박경리

나는 거의 여행을 하지 않았다
​피치 못할 일로 외출해야 할 때도
​그 전날부터 어수선하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았다
​어릴 적에는 나다니기를 싫어한 나를
​구멍지기다 하며 어머니는 꾸중했다.
​바깥 세상이 두려웠는지
​낯설어서 그랬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나도 남 못지 않은 나그네였다
​내 방식대로 진종일 대부분의 시간
​혼자서 여행을 했다
​꿈속에서도 여행을 했고
​서산 바라보면서도 여행을 했고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면서도,
​서억서억 톱이 움직이며
​나무의 살갗이 찢기는 것을,​
​그럴 때도 여행을 했고
​밭을 맬 때도
​설거지 할 때도 여행을 했다

​기차를 타고 비행기를 타고
​혹은 배를 타고
​그런 여행은 아니었지만
​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끼는​
​그런 여행은 아니었지만
​보다 은밀하게 내면으로 내면으로​​
​촘촘하고 섬세했으며
​다양하고 풍성했다

행선지도 있었고 귀착지도 있었다
바이칼 호수고 있었으며
밤 하늘의 별이 크다는 사하라 사막
작가이기도 했던 어떤 여자가
사막을 건너면서 신의 계시를 받아
메테르니히와 러시아 황제 사이를 오가며
신성동맹을 주선했다는 사연이 있는
그 별이 큰 사막의 밤하늘

히말라야의 짐진 노새와 야크의 슬픈 풍경
마음의 여행이든 현실적인 여행이든
사라졌다간 되돌아오기도 하는
기억의 눈보라
안개이며 구름이며 몽환이긴 매일반
다만 내 글 모두가
정처 없던 그 여행기
여행의 기록일 것이다

-
나는 생각하기를
​뵈른스트예른 뵈른손

나는 생각하기를 위대해져야겠다 해서   
우선 고향을 떠나야 한다고 결심했다.
나는 이리하여 나와 모든 것을 잊었다.
여행 떠날 생각에 사로잡혀서
그때 나는 한 소녀의 눈동자를 보았더니
먼 나라는 작아지면서
그녀와 함께 평화로이 사는 것이
인생 최고의 행복처럼 여겨졌다.

나는 생각하기를 위대해져야겠다 해서
우선 고향을 떠나야 한다고 결심했다.
이리하여 정신의 크나큰 모임에로
젊은 힘은 높이 용솟음쳤다.
하지만 그녀는 말없이 가르치기를
하느님이 주는 최대의 것은
유명해지거나 위대해지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라 했다.

나는 생각하기를 위대해져야겠다 해서
우선 고향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고향이 냉정함을 알고 있었고
내가 오해받고 소외되어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를 통해 내가 발견한 것은
만나는 사람의 눈마다 사랑이 있다는 것
모두가 기다린 것은 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인생은 새로워지게 되었다.

-
고요한 길
김사인

지나는 사람 없고
시든 엉겅퀴 대궁만 멀춤할 때 늙은 호박 엉덩이 무거워져 이제 혼자는 못 일어설 때
늦은 봉숭아 꽃잎 몇낱과 쇤 고구마줄기와 아주까리, 한사코 감고 오르는 까끄랭이 환삼과 개미들과
먼 데 누워 계시는 윗대 어른들 생각과 다시 콩밭과
잘 벌은 깻잎과 고추밭과 열무 배추와 불쑥한 토란대 몇 뿌리와 순간 까투리 푸다닥 날고, 문득 아픈 아내 생각과
밭둑 수숫대와 영글어가는 나락들과 엉뚱한 흑장미 한그루와
처서 백로 지나 오오 바람도 흙도 풀도 볕에 잘 마른 것,
개미들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들로 나는 두루 그득해져
자불자불 졸리면서
전주 이씨네 산소 치장이나 한번 볼까 길을 바꿔 잡으며
어머니 비석에는 남원 양 아무개 여사라고 써볼 생각과 그럼 학생부군 아버지는 뭐라고 하나 싱거운 생각도 들다가
이 별의 한 모퉁이에 나도 머무는 데까지 잘 머물다가 어른들 가시는 것 봐드리고, 장인 장모님도 잘 배웅해드리고, 친구들과도 오명가며 지내다가, 세금이나 과태료 같은 거 밀린 것 없이 있다가, 아이들 짝 만나 서로 돌봐가며 지내는 것 잠깐 보다가, 좀 아파보니 아파서 죽는 건 아무래도 힘들 것 같다는 아내 말마따나 너무 많이 앓지는 말고, 그만할 때쯤 내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

여뀌풀꽃 분홍 수줍고
배추잎 하나가 우산만 하고
다만
고요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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