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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인드라망 소식지

  [150호] 시를 적다 시를 만나다《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글쓴이 : 인드라망     날짜 : 18-04-02 12:06     조회 : 627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함》

_김기택

텔레비전을 끄자
풀벌레 소리
어둠과 함께 방 안 가득 들어온다
어둠 속에서 들으니 벌레 소리들 환하다
별빛이 묻어 더 낭랑하다
귀뚜라미나 여치 같은 큰 울음 사이에는
너무 작아 들리지 않는 소리도 있다
그 풀벌레들의 작은 귀를 생각한다
내 귀에는 들리지 않는 소리들이 드나드는
까맣고 좁은 통로들을 생각한다
그 통로의 끝에 두근거리며 매달린
여린 마음들을 생각한다
발뒤꿈치처럼 두꺼운 내 귀에 부딪쳤다가
되돌아간 소리들을 생각한다
브라운관이 뿜어낸 현란한 빛이
내 눈과 귀를 두껍게 채우는 동안
그 울음소리들은 수없이 나에게 왔다가
너무 단단한 벽에 놀라 되돌아갔을 것이다
하루살이들처럼 전등에 부딪쳤다가
바닥에 새카맣게 떨어졌을 것이다
크게 밤공기 들이쉬니
허파 속으로 그 소리들이 들어온다
허파도 별빛이 묻어 조금은 환해진다

視詩한 한마디!

세상은 작은 것들의 모임으로 이루어졌어요. 냇물 모여 바다가, 나무 모여 숲이, 눈송이 모여 설산을 이루죠. 문장이 모여서 글을, 목소리 모여서 노래를, 한 사람 두 사람이 모여서 우리 그리고 세상의 빛이 된답니다. 작은 것, 여린 것, 덜 영글어진 것 모이니 이렇게 크고 환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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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르고 씀_ 인드라망 시 모임 다달이 한 차례씩 만나 시를 읽고 느낌을 나누는 인드라망 소모임.

캘리그라피_ 두메 최훈  녹색세상을 글씨로 담아내는 인드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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