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마을 귀정사 실상사 우리옷인드라망 인드라망생협 실상사작은학교 (사)한생명 인드라망
자동로그인

2018년 12월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더러워야 깨끗하다
  글쓴이 : 현미쌀     날짜 : 18-03-11 20:18     조회 : 89    

농사일지&농사일기 / 2018. 3. 11. . 화창한 봄날씨 / 더러워야 깨끗하다

 

고추모종 돌보기

- 최저온도 1

 

냉장고 청소

 

--------------------------------

 

오늘은 냉장고 청소를 했다. 오래된 음식은 버리고 통을 깨끗이 씻었다. 냉장고 칸막이도 꺼내어 빡빡 씻었다. 버릴 음식물을 들고 음식물 쓰레기장에 가서 옆에 있는 나뭇가지를 주워 속까지 싹싹 긁어내어 버렸다. 버려진 음식물들의 모양새나 냄새가 별로 아름답지 않았다.

냉장고 정리를 하며 더러움과 깨끗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도시 살 때는 향기로운 바디워시로 샤워하고 매일 머리를 감았다. 옷을 이틀 입는 일은 별로 없었고 청바지는 딱 한 번 입고 빨았다(한 번만 입어도 무릎 나오니까). 출근 전 한 시간씩 다림질하는 날도 많았다. 단화는 일주일에 한 번씩 빨아 신었다.

그랬기에 시골 와서 살면서 더러움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받았다. 흙길을 걸어 다니니 신발은 빨자마자 더러워지고 방에 들어가면 내 옷에서 흙이 후두둑 떨어졌다. 일하느라 몸에 흙 묻고 땀나서 씻으면 곧 다른 일로 또 땀이 나고 더러워졌다. 씻고 옷 갈아입다가 하루가 다 가는 것 같았다. 사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바쁘고 숨찼다.

오늘은 더러워질 일 없겠지-하며 하늘거리는 치마 입고 샤랄라~하며 하루를 시작했던 어느 날이었다. 논에 있는 돌을 주워야 한다는 말에 맨발로 치마 입고 돌 고르기를 했었다. 또 하루는 논에 물이 부족하다는 마을 주민의 제보에 치마입고 흐르는 물에 들어가 논물을 연 후 땅바닥으로 기어 올라오기도 했다.

지금은 머리도 잘 안 감고 다림질도 잘 안한다. 그리고 아무리 더러워도 하루에 딱 한 번만 씻기로 했다. 하지만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 중 누가 더 더러울까? 전엔 내 한 몸의 상쾌함, 보송보송한 느낌을 위해 많은 물을 더럽혔을 것이다. 새 옷처럼 쫙 펴지고 빳빳한 느낌을 즐기기 위해 많은 전기를 낭비했을 것이다.

내가 깨끗하고 편한 일만 하면 누군가는 내 몫의 더러움을 없애기 위해 그 일을 해야 한다. 내가 깨끗한 수세식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면 누군가는 정화조에서 악취를 맡으며 그것을 정화하는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내 똥을 내가 퍼서 거름으로 쓰는 지금이 더 마음 편하다.

내 한 몸 반짝반짝하게 했던 때보다 손에 흙 묻고 음식물 쓰레기도 묻고 거름 주느라 오줌이랑 똥도 묻는 지금이 더 깨끗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더러움을 감내할 때 모두가 함께 깨끗함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그 더러움은 더러움이 아니기도 하고.



게시물 166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66 농장트럭 풍년이 (1) 현미쌀 11-08 103
165 <실상사농장 펀드> 토종벼는 트럭을 타고 (3) 현미쌀 09-05 1150
164 비오는 날 매운라면 기타소리 현미쌀 04-24 276
163 봄의 마지막 절기, 곡우 현미쌀 04-22 148
162 이제 더 이상 걱정할게 없어. 현미쌀 04-22 130
161 함께 일할 수 있어야 한다 현미쌀 04-21 118
160 행복은 기분일까. 현미쌀 04-18 111
159 농부 코스프레 현미쌀 04-18 132
158 비둘기 가슴 현미쌀 04-16 117
157 농부를 그린 화가들 현미쌀 04-15 117
156 상반기 인드라망활동가 대중공사 현미쌀 04-14 123
155 부지깽이만 꽂아도 싹이 난다는 청명 현미쌀 04-08 136
154 농장체계 만들기 현미쌀 04-06 125
153 농사방법의 기이함 현미쌀 04-06 123
152 봄의 노랑 현미쌀 04-04 118
 1  2  3  4  5  6  7  8  9  10    
(사)한생명 : 55804 남원시 산내면 천왕봉로 806(백일리 508번지) / 전화 063-636-5388 / 팩스 063-636-6388 / 후원계좌 (농협 513160-51-020713 예금주 : 사단법인한생명)
한생명 : hanlife2020@hanmail.net / 여성농업인센터 / 전화 063-636-5399 / 팩스 063-636-5390 / 산내들 어린이집 063-636-5385 / 친환경판매장, 063-636-53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