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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봄호(통권 194호)_나누고 싶은 한 구절

최고관리자
2023-07-20 16:23 33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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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一神降衷일신강충, 性通光明성통광명, 在世理化재세이화, 弘益人間홍익인간

 (본래 신성이라고 할 수 있는 진성이 사람의 중심에 내려와 있으며 이 본성을 통하면 모든 것이 환하게 광명해진다. 이러한 근본 이치(진리)를 펼치는 세상을 이루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해야 한다)

 

 

위 구절은 三一神誥삼일신고의 내용과 목적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는 말인데 괄호 속 구절의 해석은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가 말을 조금 덧붙였다. 三一神誥삼일신고우리 상고사 속의 경전으로 진리의 모체가 되는 원리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천부경과 함께 단군 이전의 시절부터 백성들을 일깨우기 위해 쓰였던 경전인데 삼성기전과 단군세기, 태백일사 같은 책에서도 백성들을 교화할 때 천경(천부경)과 신고(삼일신고)를 가르치고 환단의 옛 역사를 강론했다고 나온다. 이 경전들은 처음에는 구전되다가 환웅시절에 녹도문자로 기록되었으며 단군시절에 와서 가림토 문자로 기록되었고 이후 한자로 전해져 지금에 이른다고 전한다. 이런 상고사 속의 경전들은 학계에서는 환국 7, 신시의 환웅 18, 그리고 단군 47세의 상고사 자체를 고증하기 어려워 인정하고 있지 않지만, 나는 중국의 고서나 우리의 고문헌 속에 단편적으로 나오는 구체적 사실 언급들을 보면 존재했던 과거사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삼일신고의 三一思想삼일사상은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이며 천지인(天地人) 우주만물이 하나라는 사상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는 좀 넓게 보면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동학의 인내천 사상과도 상통하며 모든 생명은 서로 뗄 수 없는 하나의 존재라는 생명평화결사의 어울림 삶 무늬의 의미와도 그 괘를 같이 한다.

위의 一神降衷일신강충은 하나의 신이 몸 가운데 내려와 있다는 것인데 이는 삼일신고의 2一神에 나오는 구절인 자성구자自性求子 강재이뇌降在爾腦의 구절에서 비롯된다. 자성自性은 자신의 본성이니 자성구자自性求子는 그 본성에서 하나님의 씨를 구하라는 것이고, 강재이뇌降在爾腦는 너의 머릿골 속에 내려와 있다는 뜻이니 이는 곧 스스로의 본성(본래면목)은 신성의 그것이며 이미 가지고 태어났으니 스스로의 안에서 찾고 구하라는 말이다. 그리고 性通光明성통광명은 그 본성을 통하면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실상을 바로 볼 수 있는 빛과 같은 밝은 지혜가 생긴다는 것이며 在世理化재세이화, 弘益人間홍익인간은 이러한 이치와 진리를 통해 세상을 다스려서 인간세상을 널리 이롭게 해야 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일신강충과 성통광명性通성통을 말한 것이고 재세이화 홍익인간功完공완을 말한 것인데, 요즘에 맞춰 말하면 性通성통인간의 참성품을 깨달아 자기완성에 이르는 것이며 功完공완은 그것을 바탕으로 사회적 실천을 완성한다는 사회적 삶에 관한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을 닦아서 진리를 깨달아 세상에서 실천을 완성하라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삼일신고에서 말하는 性通功完성통공완의 진리다.

 

나는 三一神誥삼일신고를 보며 상고(上古)의 그 오랜 옛날 정신세계는 오늘날의 그것과 비교할 때 훨씬 높았으며 세상을 살아내는 구체적인 삶 또한 더 바르고 깊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날의 과학기술문명이 삶의 풍요로움과 편리함을 가져오기는 했으나 그것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자본주의에 이르면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부추겼고 인류 역사의 모든 사건 사고가 이것으로부터 비롯되었음을 본다.

그리고 상고의 시대건 요즘과 같은 문명의 시대건 사람의 본질은 같은 것일 테니 삶의 근본 원리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사실 (우리)는 왜 사는가?’라는 근본 질문보다는 먹고 즐기는 것에 우선을 두고 사는 현대의 우리에게 절실한 것이다. 또한 진리가 삶의 바탕에서 운용되는 세상이야말로 진정한 유토피아이고 사랑과 평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진리가 책 속에만 있고 일상()으로 내려오지 않는 한 태어나면서부터 존재한다는 머릿골 속의 높고 귀한 신성의 자성은 자신의 것이 아닐 것이다. 다시 말하면 끝내 먹고사는 일의 일차적 욕구만으로 세상을 살다 간다면 요샛말로 정작 메인요리는 먹어 보지 못하고 에피타이저만 먹고 끝나는 것이니 그 또한 얼마나 억울하고 손해 보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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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두 규 (朴斗圭) | 시인.

전북 임실 출생으로 1985<남민시(南民詩)><창작과 비평>으로 문단에 나왔으며 가여운 나를 위로하다6권의 시집과 을 버티게 하는 문장들2권의 산문집을 상재했다. ‘여순사건순천시민연대교육공동체시민회의’, ‘순천작가회의등을 조직하여 전교조 활동과 함께 했으며 이후 한국작가회의부이사장, ‘생명평화결사운영위원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공동대표, ‘지리산사람들대표 등으로 활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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