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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봄호(통권 194호)_대중교육프로그램 개발기

최고관리자
2023-07-20 16:25 35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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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대중교육 프로그램 개발과정의 고민들

 

김한나


인드라망 대중교육 프로그램 논의는 귀농학교 종료 이후에 대안문명을 만들어갈 사람들을 어떻게 길러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으로 꾸준히 제안되었습니다. 2021년에 구성되었던 인드라망 내일은 공동 사업의 부재로 인드라망이 어려움을 겪은 부분이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0년간 축적해온 1실현지 실상사의 경험을 잘 정리하여, 향후 인드라망 운동의 대중화사회화의 단초로 삼아야 한다고 파악하였습니다.

‘2022년 총회준비위원회에서는 인드라망 대중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후 2022년 총회를 통해 정책위원회가 구성되었고, 또 운영위원회를 보좌하는 기능을 맡은 실무기획팀(운영위원장, 사무처장, 정책위원장, 교육위원장+사무처구성원)’이 구성되어 여러 차례 논의를 거쳐 활동하였습니다. ‘실상사의 사부대중공동체와 마을공동체의 통합적 실천 경험을 잘 정리한다.’, ‘실상사의 공동체 경험을 체험하고 교육할 수 있는 대중교육 프로그램을 모색한다.’ 등의 두 가지 문제의식을 염두에 두고 논의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2022년 인드라망 실무기획팀의 인드라망 대중교육 프로그램 논의에서 사용되었던 여러 마중물 발제문을 발췌, 편집한 내용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개발 과정에서 붙잡은 고민을 인드라망 회원과 나누고 함께 모색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의 대중교육 역사

: 늘어나는 귀농 열망, 쇠퇴한 운동으로서 귀농

 

지난 1996년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생태귀농학교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귀농학교는 진행하지 못했습니다. 전국귀농운동본부와 협력하여 19983월 불교귀농학교를 열었고, 10월에는 실상사 장기 귀농학교를 개교하였습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와 전국귀농운동본부의 만남을 계기로 귀농이라는 말은 급속하게 사회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실상사와 도법스님은 귀농이라는 언어혁명의 최첨단에 있었습니다. 귀농이라는 사회현상을 통해 새로운 언어와 개념은 탄생하고, 성장하였습니다.

2000년대를 넘어서면서 농업기술센터 등을 통해 다양한 귀농교육 과정이 확산되었습니다. 하나의 사회현상이 정책화 되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귀농 현상은 확산되었으나 운동으로서의 귀농2010년도를 넘어서면서 시들해졌습니다. 전국귀농운동본부는 몇 개의 귀농학교를 운영할 뿐이었으며, 인드라망의 불교귀농학교와 실상사귀농학교는 중단되었습니다.

불교귀농학교는 2014년까지 운영하였고, 실상사귀농학교는 2009년까지 운영하였습니다. 불교귀농학교는 심심학교를 통해 지속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상사귀농학교는 남원귀농귀촌학교를 통해 이어가고자 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교육 프로그램은 계획대로 되지 못했습니다.

불교귀농학교나 실상사귀농학교는 다른 형식일지라도 하나의 문제의식은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인드라망의 대중적 교육체계를 지속하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이 어떠한 이름으로 불리던 인드라망생명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시대대중, 불자대중과 만나가는 대중교육 프로그램을 갖고자 하는 점에서는 일치된 희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귀농을 위해서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공동체 정신의 회복과 생태적인 삶의 전환에 대한 확고한 태도가 귀농을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이 과정은 이 사회의 흐름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인류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많은 연구와 머뭇거림, 그리고 이성적 결심과 감성적 결단 등 대단히 많은 요소가 결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귀농에 대한 사회적 열망을 단순 돈벌이로 활용하는 경우가 귀농의 주류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땅과 연결하고, 집과 연결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책적 귀농의 경우도 개별적, 자본 중심적 귀농으로 바뀌었습니다. 귀농 열망을 건강한 사회적 진보로 연결하지 못하고, 개인적 차원에서도 성공적인 귀농으로 안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생겨난 고민

 

1) 지금 이 시대의 고는 무엇이고, 인드라망의 문제의식과 해답은 여전히 유효한가?

도법스님은 지리산살리기운동에 생명평화의 이념을 제안하였고, 이를 생명평화탁발순례 5년 동안 꾸준히 사회대중들과 만나며 확인하였습니다. 불교 세계관이면서 사회적 대안이념으로 생명평화라는 통합이념을 불교계에 그리고 사회에 제안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이 생명평화 세계관을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유력한 방안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고통인 기후위기로 표현되는 총체적 생명위기, 인류의 종적 전멸의 위험성을 생명평화를 통해 극복하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불교의 가장 큰 목적은 인간 고통의 해결입니다. 불교적 문제의식과 사회적 의제를 결합하여 귀농운동과 대안문명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리산이라는 지역적 특수성불교적 문제의식을 결합하여 생명평화를 제안하였습니다.

생명평화라는 통합적 이념은 불교사상의 총화이기도 하고, 새로운 대안문명 운동의 세계관이기도 합니다. 생명평화의 관점을 통해 현대사회의 고통을 더욱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고통은 인간의 종적 전멸 가능성을 전면화하는 기후위기문제입니다.

이제 생명평화의 통합이념은 현대사회의 구체적 고통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생명평화 이념은 한 번의 사회적 보림(탁발순례)의 과정과 한 번의 불교적 보림(붓다로 살자 운동)의 과정을 통해, 지리산이라는 지역성을 넘어서고 불교적 특수성을 뛰어넘는 시대적 대안이념으로 구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도법스님은 이 시대의 가장 큰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대안문명 운동으로 보았습니다. 부처님의 생을 당시 인도사회에서 대안문명 운동을 개척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래서 한국불교의 과제를 생명평화 세계관으로 생명평화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제안하였습니다. 인드라망 운동은 실현지를 구현하는 운동으로, 대안문명 운동은 나를 포함한 주체들의 세계관 변화와 생활의 변화, 총체적 생명 위기를 넘을 사회경제적 재구조화를 전부 포함하는 개념으로 제안되고 있습니다. 대안운동은 자본을 비판하거나 정부를 압박하거나 하는 종류의 운동과는 괘를 달리 합니다. 스스로 대안적 문명을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비판에 그치지 않습니다. 대안을 통해 비판을 구성합니다.

 

2) 인드라망 운동은 대중화가 가능한가? 어떻게 할 것인가?

인드라망 운동의 초창기에는 불교적 세계관으로 시대적 과제를 재구성하자!’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구체화하기 위해, 귀농운동, 지리산살리기, 탁발순례, 협동조합과 사회적경제, 사부대중공동체와 마을공동체운동 등 여러 분야의 경험을 축적하였습니다.

이러한 분야별 과제는 시대대중과 시대불자들에게는 사부대중공동체마을공동체라는 삶의 재구성으로 집약되었습니다. 어떻게 나의 삶을 재구성해 갈 것인가? 이것이 가장 큰 물음이었습니다. 이제는 실상사 사부대중공동체와 마을공동체에 대한 경험을 자신감을 가지고 대중과 공유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대중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상사의 경험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불교사상과 불교적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현대사회의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봤고, 그에 입각한 새로운 삶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했던 경험과 성과가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인드라망 제1실현지인 실상사가 바로 그곳입니다. 실상사는 작은 지역에서의 대중적 불교 운동전형으로, 실상사를 이루고 있는 사부대중들은 실상사와 마을공동체에 대한 전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상사의 사부대중은 마을공동체가 대안문명의 토대임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실상사 주변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지역사회에 가장 많은 종류의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 상태이며, 실상사의 사부대중은 그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실상사의 경험은 그 자체로 생명평화라는 통합이념에 입각한 대안적 마을공동체 운동의 전형입니다. 앞에서 말한 생태적 시민사회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도법스님과 인드라망의 역사 그리고 실상사의 경험을 통해 다음으로 나아갈 바를 모색해야 합니다. 하나는, ‘생명평화의 통합이념을 잘 가다듬어 시대대중과 시대불자들과 공유하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실상사 사부대중공동체마을공동체의 통합적 전망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입니다. 이 공유의 일환으로 실상사 사부대중공동체의 일상을 함께하고, 활동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인드라망의 축적된 경험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인드라망 대중교육의 첫걸음을 내딛고자 합니다.

 

 

김한나

2014년 인드라망 대학 1. 2018년부터 실상사에서 활동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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