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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가을호(통권 195호)_고정물_권두언_일본 후쿠시마 핵폐수에 대한 단상 ― 이정호

인드라망관리자
2023-11-02 10:29 8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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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핵폐수에 대한 단상!

- 일본 핵폐수는 국제적인 문제로 풀어가야! -


이정호(인드라망생명공동체 정책위원장)


1. 사실에 대한 하나의 관점


일본의 후쿠시마 핵폐수 방류가 시작됐다. 일본 정부의 시간적 결단이 진행됐다. 다른 나라들은 핵폐수를 걱정은 하지만 어찌하지 못한다. 후쿠시마 핵폐수에 대한 많은 우려를 뒤로하고, 일본 정부의 의지는 ‘바다 방류’이다.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임의국제기구인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검증’ 과정을 붙여 넣었다.

일본의 ‘바다 방류’에 대한 우려가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지고 표출되었다. 그러나 이런 우려가 의미 있게 일본 정부에게 전달되지는 않은 것 같다.

이제 ‘방류’ 이후를 생각해야 할 때이다. 왜냐하면 방류 이후에도 여전히 핵폐수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기에 그렇다. 두 가지 방향에서 우려는 지속된다. 하나는 일본 핵폐수 자체에 대한 우려이고, 또 하나는 일본의 ‘바다 방류’가 다른 나라들의 ‘선례’가 될 것이라는 우려이다. 

바다는 뜨거워지는 지구의 열을 흡수하여 지구를 식혀왔다. 그리고 많은 육지 위의 오염원들을 수용해 왔다. 대신 바다의 온도는 높아지고 있다. 바다에 대한 인간의 위협이 ‘지구 열대화’를 걱정할 때라는 유엔사무총장의 말로 되돌아오고 있다. 바다는 무한하지 않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동일본대지진이라는 ‘자연재해’와 핵발전소라는 인위적인 시설의 결합에서 기인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나라들은 그것을 계기로 핵발전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대안의 에너지체계’에 대해 많은 성찰을 진행하였다. 

지난 12년간 일본은 핵폐수 처리 방식을 고민하면서 자국 저장소에 가둬두었다. 최근 일본 정부는 저장소의 한계를 말하면서 너른 바다인 ‘태평양’으로 방류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을 계기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고, 인식되기 시작했다. 일본의 핵폐수는 ‘국제적인 성격’을 가지는 문제라는 사실이다. 새삼스럽지만 지독히 무거운 사실이다. 외면하고 싶지만 ‘후쿠시마 핵폐수’는 ‘바다’라는 공간과 연결되면서 즉각적으로 사실을 드러내었다. 


2. 한 가지 아주 큰 애로사항


일본의 핵폐수 방류 결정 과정은 하나의 의문을 낳았다. 국제적인 문제인 ‘핵폐수 방류’를 왜 일본 정부가 독단으로 결정하는가?라는 의문이다. 이 문제를 국제적으로 다루어오지 않았기에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핵발전소는 각 국가 단위로 만들고 국가 단위의 에너지 계획 하에서 사용된다. 그래서 후쿠시마의 원전은 일본의 결정으로 만들어졌고, 그들의 이해에 따라 전기는 쓰였다. 그 과정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은 많은 혜택을 입어왔다. 

비록 자연재해에 따른 사고로 생겨난 ‘후쿠시마 핵폐수’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그것은 그동안 혜택을 받아온 일본 영토 안에서 해결함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상식이었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적 합리성을 가지고 이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가장 돈이 적게 드는 방법이다. 그러나 태평양 주변 국가들의 합리적 방법은 ‘안전성’에 맞춰져 있다. 

안전성의 면에서 ‘후쿠시마 핵폐수’는 합격점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아니 적어도 안전하다는 ‘확신’을 줄 수 없으니, 일본 안에서 더 가두어 달라는 요구이다. 

이러한 우려를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통해 안전성을 보증하고자 하였으나, 여전히 ‘국제원자력기구는 그것의 안전성은 보증하지 못한다’는 ‘보증서’를 보내왔다. 그래도 일본 정부는 방류를 강행했다. 


3. 앞으로 모든 나라는 바다에 버릴 것이다! 


오늘의 일본 후쿠시마 핵폐수 처리 방식은, 향후 모든 나라에서 핵폐수에 대한 바다방류의 시작이 될 것이다. 따라서 후쿠시마 핵폐수에 대한 방류가 시작된 뒤라도 이 문제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향후에도 바다와 연결된 ‘후쿠시마 핵폐수’는 국제적인 문제가 될 것이다. 

지속적으로 저장소를 늘려서 일본 내에 가두어 두는 것, 슬러지로 만들어서 핵폐기물로 저장하는 것, 증기화해 버리는 것 등 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바다 방류’ 방식은 가장 경제적인 선택이기는 하다. 그럼에도 핵폐수의 문제는 살아있는 문제로 ‘국제적인 사안’이 될 것이다. 

후쿠시마 핵폐수의 이러한 성격은 위험하기는 하지만 인류에게 새로운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핵과 관련되어 인류에게 부정과 긍정의 측면으로 인식되던 핵무기와 핵발전소의 두 가지 측면이, 둘 다 국제적인 성격의 문제라는 확고한 인식의 전환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후쿠시마 핵폐수’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결정 과정을 돌이켜 봤을 때, 핵폐수를 단일 정부의 책임만으로 다루는 한 그들의 가장 합리적 선택은 ‘바다 방류’로 간다는 간단한 교훈을 주었다. 그리고 주변의 어떤 나라나 국제적인 기구도 이에 대해 책임있는 행동도 하기 어렵다는 점이 드러났다. 바다는 무한하게 인류가 내놓는 ‘핵폐수’를 정화할 것이라는 ‘불안한 믿음’만이 이 과정에서 남게 되었다. 

‘후쿠시마 핵폐수’는 그것이 국제적인 새로운 ‘룰’로 다루어지지 않으면 모든 나라의 ‘핵폐수’도 바다 방류로 결론 날 것이다. 


4. ‘핵폐수’가 바다와 만나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요즘 극장가에서 상영되는 영화 중에 ‘오펜하이머’라는 사람에 대한 영화가 있다. 핵무기를 인류에게 가져온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알고 있다. 오랫동안 인류는 소련과 미국 간의 핵무기 경쟁으로 ‘절멸’의 위협 속에서 살아왔다. 

그럼에도 핵발전소는 핵무기와는 다른 대접을 받아왔다. 그것이 가지는 국가 단위의 혜택이 너무나 커서 생겨난 현상이다. 체르노빌, 후쿠시마를 거치면서 이 핵발전소가 ‘위험’을 안고 있음이 알려졌다. 그리고 마침내 ‘일본의 핵폐수 바다 방류’는 그것의 끝이 ‘국가 단위의 경제 합리적 결정’의 결과라는 것도 보여주고 있다. 

인류가 지금과 같은 인식으로 핵발전소를 바라보고,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핵발전소의 건설과 운영을 방치하면 길은 한 가지다. 앞으로 ‘기후재난’은 제2의 후쿠시마 폐수, 제3의 후쿠시마 폐수 사태를 인류에게 보여줄 것이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 함은 ‘핵발전소’를 혹은 ‘핵의 평화적 이용’을 ‘개별 국가’ 단위로 무제한으로 방임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핵’이라는 에너지원이 가지는 ‘국제적인 성격’에 대한 대응 방식이 아니라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한 이유이다. 

이번에 새삼스럽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유엔 산하의 기구가 아니다. 이 말은 핵발전과 관련되어서는 유엔에 공적 기구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 

지금, 인류는 무책임하게 ‘바다 방류’라는 결과로 치닫고 있는 ‘핵발전’에 대한 국제적 성격을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현재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일은 일본정부에게 주변 국가들은 ‘우려만’ 전할 게 아니라, 함께 문제를 풀 방법을 공동으로 모색하자고 제안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비록 후쿠시마 원전이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에게 일방적인 이익을 주었고, 그래서 그것에 대한 처리가 일본 정부와 일본인들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것이 아무리 합리적일지라도 말이다. 이런 인식은 경제적 합리성과 이해관계의 합리성에 입각한다면 문제를 푸는 방법일 수는 있다. 

그러나 ‘안전성’에 대한 합리적 결론은 아닐 것이다. 현재의 방류는 중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방류 중단 이후는 주변 국가들에서 함께 해법을 찾아가기 위한 ‘함께 걸음’의 시작점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시민사회가 가진 독특함으로 인해 이런 문제를 제안할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곳일 수 있다. 한 국가 단위의 문제로 풀 수 없는 문제는 국제적으로 다루어가는 ‘인류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바다는 현재 인류의 공동 자산이며, 이후를 살 후손들의 ‘공동 자산’이기도 하다. 그리고 바다는 무한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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