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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여름가을호(통권 195호)_지리산소풍 후기_함께 사는 삶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다

인드라망관리자
2023-11-02 10:56 14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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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삶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다

2023 지리산소풍을 마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귀한 이들이 실상사에 모였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마을공동체 활동가 초청 결집대회 ‘지리산소풍(이하 소풍)’이 열렸다. 인드라망과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는 공동체를 이루고 살고, 마을공동체를 가꾸는 활동가들을 모시고 따뜻한 밥 한끼 대접하고자 한다. 소풍은 전국의 20여 개 공동체를 초청했고 국내에서는 산청 민들레공동체, 서울 인수동, 강원 홍천의 밝은누리, 부산 온배움터, 순천 사랑어린마을배움터, 양산 생명평화덕계마을, 서울에서 예수살이공동체, 제천 간디공동체, 거창 행복한마을, 인드라망생명공동체까지 9개 공동체, 90여 명이 참가했다. <사진 1>8d916435c0d73fa20662ccc221c4dc27_1698906774_1201.jpg 


참여공동체

이번 소풍에는 특별히 태국의 시사아속 공동체를 초대했다. 소풍 개최 두 달 전에 급하게 초청드렸지만, 흔쾌히 실상사를 방문해주었다. 실상사를 방문해준 시사아속의 탄윈 주지스님, 켄파 선생님, 콴딘 선생님은 50년의 공동체 역사를 만든 대단한 분들이었다. 일주일 동안 실상사에 머물면서, 소풍에 참여하고, 실상사사부대중공동체와 산내마을공동체를 둘러보고, 지리산권 주변 공동체들과 교류했다. 시사아속은 태국의 불교공동체로 포티락 스님이 설립했다. 제일 처음 ‘보원 아속’이라는 공동체를 설립하여, 48년 동안 지속해왔고, 현재는 공동체가 아홉 군데로 늘어났으며, 30여 개의 지사들로 구성돼 서로 친밀한 관계를 맺고 불교수행 공동체를 일궈나가고 있다. 

국내 참여 공동체 중 인드라망, 시사아속과 같은 불교공동체로는 ‘행복한마을’이 참석했다. ‘행복한마을’은 명상과 생활, 자족경제, 사회적 기능이 어우러진 마을로서 삶과 명상이 일치되는 진정한 행복을 실현하는 마을을 추구한다. 육바라밀의 삶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공공생활’이라고 하며, 의:나랑 명상센터, 식:베지나랑(채식 식당) 공양간, 주:공동 주거, 주거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자립경제와 지속가능한 삶에 힘쓰고 있다. 거창에 있는 행복한마을은 채식식당 베지나랑, 공동 수행공간, 공동 주거 공간을 이루며 알찬 공동체 생활 중이다. <사진 2>8d916435c0d73fa20662ccc221c4dc27_1698906788_6319.jpg 

종교 중심의 공동체로서 ‘예수살이공동체’가 참석했다. ‘예수살이공동체’는 1998년 설립된 가톨릭 신앙인들 공동체로, 예수님의 삶을 본받아 소유로부터의 자유, 가난한 이와 함께하는 기쁨,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투신의 정신을 실행하려 한다. 도시 생활의 ‘대안운동’과 농촌생활의 ‘공동체마을’이라는 두 방향에서 공동체 삶을 추구하고 있다. 또한 기독교 공동체로 ‘민들레공동체’가 있다. 민들레공동체는 경남 산청 지리산 초입의 산골 마을에 자리한 농촌 생활 공동체이자 가난한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국내외 농촌선교를 주된 사역으로 감당해 온 선교공동체이기도 하다. 대안학교인 민들레학교, 대안기술센터, 민들레농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실상사에 실상사작은학교라는 대안학교가 있듯이, 학교와 교육을 중심으로 마을을 가꾸는 작은공동체들도 있다. 충북 제천의 ‘간디공동체’와 순천의 ‘사랑어린마을배움터’, 양산의 ‘생명평화덕계마을’이다. ‘간디공동체’는 제천 간디학교가 중심이 되어 제천 덕산면 일대를 마을공동체, 생명평화 운동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활약하고 있다. 대안학교인 간디학교 외에도 지역 아이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누리꿈터, 지속가능한 마을을 꿈꾸는 주민 모임 ‘마실’, 지역사회에 활력을 주기 위한 마을기업을 만들어 마을여행사, 마을공방 등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간디교육문화센터를 열어 마을공동체 거점 공간을 운영 중이다. 

‘사랑어리다’는 사랑이 바탕이 되어, 어디에나 무엇이든 사랑이 배어 있는 모습을 뜻한다. 이처럼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말하는 ‘사랑어린마을배움터’는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정신을 지향하고 아이에서 노인까지 함께 어울려 놀면서 크는 법을 나누고 있다. 초등 9학기제 사랑어린학교, 청소년 고등과정 사랑어린마을인생학교, 사립 공공 관옥나무도서관, 마을 문화예술 공간 순천(順天)판, 청년공동체 마을인생협동조합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현재 50여 가구가 마을공동체 생활을 하고 있다. 

‘생명평화덕계마을’은 경남 양산의 구도심에 있는 시골 마을이다. 마을 안에는 초등 대안학교 꽃피는학교와 중등 대안 밝은덕중학교도 있으며, 학교라는 공간을 넘어 마을공동체의 필요성을 느껴, 삶을 나누고 배움을 함께하는 공동체를 꾸리고 있다. 마을 카페, 마을 방송국, 마을 공방, 마을 책방 등등 다양한 마을 거점에서 배움과 경험을 통해 자족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밝은누리’공동체는 도시 따로 농촌 따로가 아닌 도시 마을과 농촌 마을을 서로 살리는 공동체이다. 서울 강북구 인수마을에는 공동체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마을 배움터, 마을 카페, 마을 서원, 마을 공방, 마을 밥상 들이 있으며 서로를 돌보는 150여 명의 공동체 식구들이 있다. 또한 강원도 홍천 밝은누리에는 생동중학교와 고등대학 통합 과정인 ‘삼일학림’을 중심으로 100여 명의 공동체 식구들이 살고 있다. 함께 공부하고 함께 밥을 나누고 함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농도공생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이번에 처음 참석한 오늘공동체도 있다. 예전 이름은 은혜공동체로 알려졌고, 현재는 도봉산 자락에 은공1호라는 공유주택을 짓고, 50여 명이 한 건물에서 마을처럼 어울려 살고 있다. 오늘공동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동체 탐방기(40쪽)에서 따로 다루었다. 


지리산소풍의 2박 3일

지리산소풍 첫날은 인사 나누기와 공동체 소개 시간이다. 작년 소풍 때는 참가한 모든 분들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각 공동체 소개가 부족했다는 뒷얘기가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각 공동체 별로 10분 정도씩 시간을 주어 자유로운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했다. 영상, 노래, 이야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의 삶을 공유했다. 사는 모습이 조금씩은 달랐지만, 함께 살려고 노력하는 방향성은 비슷했다. 

지리산소풍 둘째 날은 아침 울력으로 시작했다. 아침 울력과 아침을 여는 법석은 실상사공동체만의 특징이기에 자율 참석이지만 참여자분들께 오시길 권했다. 역시나 많은 분들이 울력에 함께했다. 실상사농장에서 고추 따고, 쪽파를 심었다.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제법 많은 일을 함께 해냈다. 몸이 풀렸으니 아침 공양을 할 차례다. 실상사 공양주 보살님께서는 이런 것을 언제 먹어보겠냐며 특별히 잣죽을 끓여주었다. 모두들 감탄하며 먹을 수밖에 없었다. <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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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소풍 프로그램은 모두 자율 참석이다. 쉼이 필요한 분은 눈치 보지 않고 쉬어도 된다. 실상사공동체에서 준비해 놓은 프로그램을 보면 오전에는 시사아속과 만남, 도법스님과 차담, 약수암 산책, 실상사 농장살이, 산내마을공동체 탐방이 있다. 오후에는 뱀사골 나들이, 선재스님과 참선, 공동체 교류마당이 있고 저녁에는 불멍과 곡차 한 잔이 준비되었다. 특히나 시사아속공동체는 참가한 공동체 식구들에게 스승 혹은 선배 공동체로서 귀한 말씀을 나누어주었다. 또한 이날 점심 공양은 채식식당 ‘베지나랑’을 운영하는 행복한마을에서 준비해주었다. 다양한 채식 음식과 정성을 보는 시간이었다. 저녁 공양 후에는 실상사 농장 마당에 모여 공동체별로 한 곡씩 돌아가며 노래도 하고, 낮에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밤을 보냈다. <사진 4>8d916435c0d73fa20662ccc221c4dc27_1698906815_8309.jpg 

지리산소풍의 마지막 날도 ‘아침 울력’과 ‘하루를 여는 법석’으로 시작했다. 지난 소풍 때와 달리 이번 아침을 여는 법석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왔다. 우리 공동체를 경험하고 알고 싶은 분이 많은 것 같다. 이후 셋째 날 일정은 소감 나누기다. 90여 명 가운데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2박 3일 소풍의 소감을 나누었다. 고맙다는 말, 힘을 얻었다는 말, 교류의 시간이었다는 말 등등 많은 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니, 공동체로 살아가는 모습이 참 소중함을 공감했다. 더불어 우리가 연결되었다는 사실, 연결이 더 되면 좋겠다고 모두가 이야기했다. <사진 5>8d916435c0d73fa20662ccc221c4dc27_1698906826_3512.jpg 

2박 3일 동안 함께 먹고, 자고, 놀다 보니, 공동체들 간에 연결이 자연스러워졌다. 그렇다면 이 여유 속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으리라는 여력이 생길 것 같다. 내년도 마찬가지로 마을공동체 활동가 초청 결집대회 2024 ‘지리산소풍’를 개최할 예정이다. 다음 만남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벌써 기대된다. <사진 6>8d916435c0d73fa20662ccc221c4dc27_1698906837_130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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