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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6호] 살아가는 이야기- 박승자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1 05:04 728 0
  • - 첨부파일 : 6호 살아가는 이야기.jpg (69.6K) -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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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이 준 제2의 인생 / 박승자(인드라망회원)



2005년 올해의 인드라망인으로 선정된 후 얼떨떨한 기분으로 상을 받게 되었다. 부끄러우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어떻게 내가 선정되었을까 생각해보며 지난날들을 되돌아보게 된다.


인드라망과의 인연은 불교귀농학교, 실상사 귀농학교를 통해 이루어졌다. 불혹의 나이를 넘어 전혀 연고도 없이 낯설은 지리산에서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었다.


이곳에서의 첫 시작은 귀농학교(지금의 교육원) 신축공사 일이었다. 전혀 해보지 않은 일이라 힘들었지만 일을 하면서 지역주민과, 귀농가족과의 인연도 이어지면서 내게는 제2의 인생이 시작되었다. 황토로 지은 새 건물이 완공되고, 여기에서 귀농학교 학생들이 들어와 편안하게 공부하고, 자연의학, 집짓기, 옷만들기, 계절학교 등 많은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니 참으로 보람찬 날들이었다. 몇 년동안의 교육원 생활을 마치고 지역공동체를 추구하는 한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일을 하게 되었다. 다양한 교육, 복지,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주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것이 과거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지리산이 있고 실상사가 있고 또 그곳에 나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맙고 다행한지. 사회의 경험이 부족한 나를 잘 이끌어준 인드라망 선배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던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며 잠깐씩 바뀌는 소임중에 마음 아픈 일들로 힘들어 하기도 했지만, 내가 아닌 나(대상)와 부딪히며 살아가는 것 자체가 자연스레 나를 수행의 길로 안내하는 것 같았다.


이제는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되어 새로운 일들을 경험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봄이면 산이나 들에 나가 뜯어온 산나물로 묵나물도 만들고, 새로 나는 잎이나 줄기로 효소도 만들어 보고, 여름 되면 감잎 뽕잎 따다 찌고 덖어 차도 만들고, 가을에는 온갖 열매들로 다시 효소담그고 하다 보니 이제는 약간이나마 생활에 일조하는 수입을 가져다주고 있다.


요즘은 여유가 생겨서 주변의 좋은 벗들과 먹거리를 나누며 수다떠는 재미도 누리며 살고 있다. 지난 가을에는 뜻 맞는 님들이 모여 요가를 시작하였다. 지금 4개월째인데 3월부터는 선생님 없이 자체적으로 꾸려나가 보기로 오늘 의견을 모았다. 농촌 특성상 농번기에 들어가니까 시간조정을 해서 자체적으로 하기로 하였다.


이곳 지리산 실상사 주변 산내에는 귀농인이 계속 늘고 있다. 중학과정인 ‘작은학교’ ‘실상사 농장’ ‘지리산 생명연대’ ‘평화결사’ 한생명‘ ’지리산 생명문화교육원‘ 현재 설립준비중인 ’지리산 산내들 영농조합‘등 지역과 관련된 많은 조직들이 만들어졌고, 이곳에 모인 200여명의 귀농인들이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우리 인드라망인들이 만들어낸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모양새에 비해 안정적이진 않지만 모두들 열심히들 살아간다.


나도 올해부터는 지역의 친환경영농조합에 참여하여 일할 계획이다. 어느덧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에 지리산에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인드라망과 많은 인연들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욱 인드라망의 참뜻을 실천하며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겠다고 다짐해본다. 인드라망에 계신 모든 분들의 행복을 기원해본다. 마하반야 바라밀.


* 박승자님은 올해 인드라망총회에서 ‘올해의 인드라망인상’을 받으셨답니다. 앞으로도 건강하고 즐거운 모습 기대합니다!



소식지 6호(20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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