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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7호] 인드라망소식 - 작은학교

인드라망사무처
2022-11-27 15:07 66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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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4 - 실상사작은학교



2월 말, 선생님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사흘동안 아침부터 오후까지 12평 남짓 되는 작은 콘테이너 안에서 석유난로 한대에 의지하여 회의를 합니다. 하루 일과부터 수업(교과)에 대한 이야기까지 최대한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지난 학기를 돌아보며, 이번학기엔 선생님들은 모두 작은가정을 비롯한 학교생활 안정과 생태적인 환경을 만들기를 최우선 활동으로 손꼽았습니다. 평일 방과후에도 열려있던 멀티미디어실 이용, 엠피쓰리 사용 금지, 간식제 폐지 등 아이들의 반발을 높이(?) 살 많은 일을 결정했습니다.


사흘간의 준비회의가 끝난 이튿날, 3박 4일간의 교사·학부모공동연수를 치뤘습니다. 신입생 학부모들과 재학생 학부모가 함께 한 시간으로 새로운 관계맺기를 위해 애를 쓰는 시간입니다. 학부모와의 관계맺기가 끝난 다음날 학교주변을 청소하느라 분주합니다. 교무실 배치도 바꾸고(학교대표선생님과 워크캠프-이번학기 3개월동안 체코에서 온 Hanka와 프랑스에서 온 Amanda가 함께 생활하며 영어를 가르칩니다.- 에서 온 외국인 두명의 자리도 마련 교실, 도서실도 한번 둘러봅니다.


그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이들이 들어왔지요.


3월 1일 오후 아이들이 산내로 돌아와 각자 작은가정에 짐을 풉니다. 다음날 개학식을 갖고 오후에 신입생을 맞았습니다. 운동장에서 선배들과 선생님이 팔을 엮어 만든 동굴을 통과하고 의자위에 올라서서 각자 소개를 합니다. 작은가정별로 선배들이 함께 살 신입생을 데리고 집으로 갑니다.


입학식은 3월 4일 오후 1시. 재학생들은 신입생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입학식 때 전달했습니다. 선생님들도 며칠에 걸쳐 신입생 이름을 새긴-수를 놓은 소목으로 염색한 손수건을 하나씩 주어 2, 3학년들의 부러움을 샀습니다. 학부모님, 선배, 선생님, 주변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입학한 열다섯 명의 신입생.


새로운 관계맺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3월입니다. 지금은 아이들이 열심히(?) 수업에 임하고 있습니다.(이번 학기부터는 다양한 교과를 많이 개설하고 동시에 진행하여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서 아이들이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어 보는 마음도 즐겁습니다)


*아래 글은 입학식 날 재학생이 신입생에게 띄운 편지입니다. 학생회장인 3학년 재건이가 썼어요.



올해 2006년에 작은학교와 인연을 맺게 된 1학년 친구들,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1학년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문득 1학년 신입생으로 작은학교에 입학할 때가 떠오릅니다. 엊그제 같은 1학년 때. 커 보이기만 하던 3학년 형 누나들은 다 가고 이제 우리가 그 자리에 서 있음을 보면서 시간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이제 작은학교를 만나 자유로움, 친구간의 혹은 선후배간의 갈등, 선생님과의 다툼, 자기 자신과의 싸움 등 많은 것을 겪고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혼란스러워만 말고 별 탈 없이 잘 매듭을 지어줬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바람은 무엇이든 저질러 보는 것입니다. 사고도 많이 쳐보고 놀기도 많이 놀고 닥치는 대로 저질러 보는 것입니다. 다만 그 일에 대해선 책임을 져야 합니다. 이것도 또 하나의 경험이라는 것을 잊지 마세요.


잠을 자는 이는 꿈을 끌 수 있지만, 잠을 자지 않는 이는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원하는 꿈을 위해 원하는 일에 노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작은학교에 온 것을 다시한번 축하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게 되어 반갑습니다. 1학년 친구들, 앞으로 잘 지내봅시다.


2006. 3. 4. 작은학교 새싹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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